B2B 세일즈에서 고객은 거래처가 될 수도 있지만, 신규 거래처 발굴은 지난 글에서 다뤘으니 이번 글에서는 신규 고객 발굴에 대해서만 다루겠다. 여기서 말하는 고객은 직접 우리 회사의 제품을 사서 사용하는 최종 사용자를 말한다. B2C에서 말하는 고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 B2B에서는 기업이 제품 구매 주체이다보니 사용자 관점 보다는 그 기업의 임직원이 업무에 사용하는 관점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다르다. 그 이야기를 해보겠다.
신규 고객 발굴 방법 두 가지
신규 고객 발굴 역시 방법 자체는 신규 거래처 발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 고객과 만날 수 있는 확률이 극히 늦을 뿐이다. 지난 글에서 언급한 신규 거래처 발굴 활동을 통해 거래서 담당자와 미팅을 가질 확률이 15% 내외라면, 신규 고객과의 미팅 확률은 5%다. 아니, 그 보다 더 낮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대표는 신규 고객 발굴을 위해 애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테니 말이다. 그럼, 어떤 방법이 있는지 하나씩 알아보자.
신규 고객 발굴 첫 번째 방법 : 아웃바운드 영업
아웃바운드(Outbound) 영업은 내가 먼저 고객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회사에 영업대표로 입사하면 어떤 고객을 신규 고객으로 발굴할 것인지 가망 리스트를 만든다. 회사의 제품을 사용할 만한 업종을 선택하고, 그 업종에 속한 대표 기업을 네이버나 통계청에서 발간하는 산업 업종 자료를 바탕으로 기업 리스트를 정리한다. 그 다음, 그 회사를 일일이 검색해서 홈페이지 주소, 기업 규모, 이메일 주소와 대표 연락처를 입력해 가망 고객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렇게 만든 리스트에는 그 회사의 대표 이메일 주소와 대표 전화번호 뿐이다. 먼저, 이렇게 수집한 이메일 주소로 메일을 보낸다. 나는 어디의 누구이고, 어떤 목적으로 이 이메일을 보냈으며, 귀사의 업무에 유용할 제품이니 검토를 부탁한다는 내용이 일반적이다. 이걸 콜드 메일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메일을 보낸 다음, 대표 번호로 전화를 걸어 담당자를 찾는다. 이게 콜드 콜이다. 콜드 메일과 콜드 콜 작업을 통해 우리 회사 제품에 관심있어 하는 기업의 담당자를 찾게 된다면, 그 담당자의 정보를 최초에 정리한 가망 고객 리스트에 기입한다. 이것이 일반적인 아웃바운드 영업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고객과 만날 확률이 매우 낮다. 콜드 메일은 대부분 읽씹 당하기 일쑤고, 콜드 콜을 걸어 담당자를 연결해 달라고 하면 필요 없다며 그냥 끊는 것이 대다수다. 어렵게 담당자를 찾았다 하더라도, 그들도 바쁘다며 자료를 보내주면 나중에 획인해 보겠다며 길게 통화를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이렇게 콜드 메일을 보내고 콜드 콜을 통해 미팅까지 성사되는 확률은 매우 낮은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한다. 설령 이 과정에서 고객에게 잡상인 취급 받아 의기소침해 질 수도 있고, 상처 받을 수도 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이게 영업대표의 숙명이다. 이걸 해내지 못할 사람은 영업직에 지원하면 안된다. 그러나, 사실 이 방법은 너무도 비효율적이긴 하다.
일례로, 소보로빵이 막내 영업대표였던 시절에는 소위 ‘빌딩 타기’를 했었다. 구로 디지털 단지와 같이 지식산업센터가 몰려 있는 지역에 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으로 간 다음, 위에서부터 맨 아래층까지 걸어서 내려오며 모든 층의 사무실 벨을 눌러 제품을 소개하고 담당자를 만나고 싶다고 하는 것이다. 이거야 말고 앞서 언급한 콜드 메일, 콜드 콜 보다 더 무식한, 그리고 더 많이 상처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지금은 이런 방식은 아마 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신규 고객 발굴 두 번째 방법 : 인바운드 영업
요즘의 B2B 세일즈는 거진 다 인바운드 영업으로 진행된다. 인바운드(Inbound)는 말 그대로 우리 회사로 걸려온 연락에만 응대해서 영업하는 것을 말한다. 아웃바운드 영업과 비교하면 먼저 연락해서 잡상인 취급 받을 일도 없고 상처 받을 일도 극히 드물다. 이 얼마나 편한 영업 방식이란 말인가.
그런데 문제는, 연락을 오게끔 만드는 게 무척 어려운 작업이라는 것이다. 우리 회사 제품이 너무도 좋아서 기업들이 너도 나도 사겠다고 연락을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런 제품은 거의 없다. 그리고 우리 회사 제품은 업계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제품이고, 회사도 신생 회사라면? 인바운드로, 우리 회사로 연락이 들어올 확률은 극히 낮다. 차라리 아웃바운드 영업을 하고 싶을 정도로 연락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인바운드 영업은 마케팅 역량이 잘 갖춰진 기업들이 잘한다. 마케팅에서 제품을 알리기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 온라인 여러 곳에 노출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해서 제품을 널리 알려주면, 알아서 연락이 들어온다. 그럼 영업대표는 그렇게 접수 된 고객의 요구사항을 듣고 영업을 진행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마케팅 역량이 부족한 작은 규모의 회사라면? 이 작업을 영업대표가 직접 해야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연락을 오게 만드는 일반적인 방법
인바운드 연락이 오게 만드는 방법에 정답은 없다. 무슨 방법을 사용하든, 우리 회사로 제품을 문의하는 연락을 오게끔 할 수 있다면 OK다. 일반적으로는 광고를 생각하게 되나, 이 광고도 마케팅 전문가가 아닌 이상 돈만 낭비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소보로빵이 경험한, 효과가 좋고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을 공유한다. 사실 뭔가 특별한 비결이 있는 방법은 아니고, 널리 검증된, 이미 많은 기업에서 사용하는 방법이긴 하다.
첫 번째 방법은 우리 회사 제품을 무료로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사람은 본능적으 ‘무료, 공짜’에 끌리게 되어있다. 아무리 신생 제품이고 잘 알려져있지 않은 제품이라 할 지라도, 우리 회사 업무에 사용될 만한 제품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하면 마다할 담당자는 거의 없다. 그 분야의 제품을 이미 유료로 사용하고 있다 하더라도 무료 제품이라면 일단 테스트는 해본다. 그래서, 먼저 우리 회사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해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 중 하나다. 당연히, 그냥 제품만 무상 제공해서는 안되고, 고객에게 테스트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의미로 소정의 상품(기프티콘이 가장 흔하게 사용된다)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 가망 고객들에게 유료 버전과 무료 버전의 차이를 지속적으로 알려 유료 고객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유료 고객으로 전환시켜야 할까? 어떻게 해야 이런 관심 고객들이 우리회사 제품의 유료 버전을 구매하겠다는 연락을 하게끔 만들 수 있을까? 사실 이 영역은 마케팅의 영역이다. 그래서 이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마케팅 직무를 다룰 때 자세히 해 보겠다. 이번 글을 통해 제품 무상 체험 기회 제공을 통해 가망 고객을 발굴하고, 그들에게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해 유료 고객으로 전환하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인 인바운드 영업 방식 중 하나라는 것만 알아도 충분하다.
두 번째 방법은 판매할 제품의 제안서를 잘 만들어 둔 뒤 가망 고객이 될만한 기업의 담당자 리스트를 대상으로 콜드 이메일을 통해 자료를 배포하고 연락을 기다리는 방법이다. 단, 이 방법은 오랜 기간동안 업계에서 영업을 해오면서 쌓아둔 나름의 고객 리스트가 있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런 리스트가 없다면 앞서 언급한 아웃바운드 형태의 영업을 통해 직접 발로 뛰며 고객을 찾아다니며 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 소보로빵도 소싯적에 문전박대도 당해보고, 전화했다가 필요 없다며 일방적으로 상대방이 먼저 전화를 끊어버리는 경험을 참 많이 했다. 그래도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끈질기게 영업을 해오며 살아온 것 같다.
인바운드도 영리하게, 모든 연락에 응대하되, 매달릴 필요는 없다
아무튼,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효율성을 따져야 한다. 우리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연락들 중에서 단순히 비교 자료 검토를 위해 연락을 한 것인지, 정말 관심이 있어서 연락을 한 것인지 구분할 수 있는 때가 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전자의 연락은 제품 소개 자료를 전달하며 최소한의 응대만 하고, 후자의 경우에만 제품 소개 자료 전달 이후 미팅을 유도하는 연락을 지속적으로 해서 어떻게든 고객의 관심을 잡아두려 노력하는 것이 좋다.
이 때 유념해야 할 것은, 반드시 모든 연락에 응대는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딱 봐도 비교 견적을 위해 연락한 고객이라는 티가 많이 난다 할 지라도 일단 친절하고 빠르게 응대해야 함은 기본이다. 비록 지금은 비교 견적 요청을 하는 것이라 할 지라도, 나중에 그 고객의 사정이 변해 우리 회사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업대표는 1%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영업을 해야 한다. 그러니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 고객의 연락이라도 친절하게 응대할 것을 권한다. 최소한의 응대만이라도 말이다. 모든 고객에게 동등한 노력을 가할 필요는 없되, 최소한 ‘우리 회사 제품에 관심 가져주어 감사하며, 검토에 필요한 자료를 보내드리니 보시고 추가 문의사항이 있을 경우 언제든지 연락 달라’는 메시지는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신입 영업대표라면 이걸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명확하게 이 두 유형을 가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건 정말이지 개인 경험의 영역의, 노하우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런 노하우가 쌓일 때 까지, 여러번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영업에 왕도란 없다. 18년 영업 인생을 걸고 확신한다.
영업대표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토대로, B2B 세일즈, 영업대표의 업무가 무엇인지 파악이 됐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영업을 목표로 하는 취준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끝으로, 영업대표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해 보겠다.
중요한 것은 말귀를 잘 알아듣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영업 직무는 학력을 매우 중요하게 보는 직무는 아니다. 영업은 학업적 성취보다는 어떤 세일즈 경험을 했는지, 어떤 세일즈 관련 활동을 했는지가 중요하기에 본인의 경험 중 세일즈 측면의 경험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 그 부분을 부각시켜 이력서에, 자소서에, 면접에 녹여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특히 중요한 역량이 하나 있다. 바로 상대방의 말귀를 잘 알아듣는 것, 상대가 원하는 바를 빠르게 캐치하는 역량이다. 이걸 눈치라고 볼 수도 있는데, 눈치랑은 좀 다르다. 핵심 메시지를 파악하는 능력이라고 하는게 더 낫겠다. 경청과도 좀 다르다.
영업대표 중 상대의 말은 귀담아 듣지 않은 채 내가 하고 싶은말, 우리 회사 제품 자랑만 늘어놓는 영업대표도 있다. 회사 제품이 워낙 유명하고 뛰어나다면 그럴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자세로는 롱런하기 어렵다. 제품이 좋아서 그 회사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지, 영업대표를 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업대표는 우리 회사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이 처한 상황, 그들의 문제를 우리 회사 제품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직무의 사람이다. 때문에 상대방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정확하고 빠르게 캐치해서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안해줄 수 있는 능력, 이게 영업대표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관계를 유지하며 신뢰를 쌓는 것이지, 반드시 정답일 필요는 없다
두 번째 강조하고 싶은 역량은 문제 해결 능력이다. 사실 어떤 직무의 일을 하던 문제 해결 능력은 큰 도움이 될 거다. 하지만 영업 직무에 특히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왜냐, 영업은 우리 회사 제품으로 고객이 처한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객의 어려움이 정말 너무도 막막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영업대표들이 본인의 경험에 남들, 특히 선배들의 경험치를 가져와 고객의 상황에 대입해 보고, 해결이 안되면 어쩔 수 없다며 고객을 설득한다. 그럼 고객은 울며 겨자먹기로 상황을 받아들이고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고객과는 오래 가기 어렵다.
이럴 때 살짝 상황을 꼬아서 생각해보자. 너무 정석대로만 가지 말란 얘기다. A라는 상황에 그 동안 B라는 솔루션, 해결책이 활용됐다 할 지라도 고객마다 처한 A라는 상황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그 때마다 B를 B1, B2, B3로 변형한다 한들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아에 C나 D라는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고객도 상황을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인지한 상태이기 때문에 참신한 방법에 좀 더 관심을 보일 수 있다. 비록 C 혹은 D라는 솔루션을 제시해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고객은 영업대표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들의 상황을 어떻게든 해결해 보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할 것이다. 여기서 고객과의 신뢰가 형성된다. 그리고 이 신뢰가 쌓이고 쌓여 우리 회사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객과의 인연은 오래 간다. 만약 고객이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한다면? 그 회사에서도 나를 찾을 것이다.
여기까지 B2B 영업의 영업 직무에 대해 총 다섯 편에 걸쳐 자세히 알아봤다. 소보로빵이 경험한 B2B 영업은 IT 분야에 한정된 경험이긴 하지만, 어느 업종이든 영업 행태는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본다. 지인들을 통해서 간접 경험해 본 바 다르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경험이 진리인 것은 아닌 점은 유념해 주기 바란다.
영업은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직무이다. 영업이 있어야 회사가 돈을 벌 수 있고, 영업이 돈을 벌어와야 다른 직원들 원급도 주고 제품도 개발하고 회사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영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회사의 임원진들은 영업 출신이 많은 것이다. 당연히 대우도 가장 좋다. 대우가 좋은 만큼 힘든 직무이기도 하다. 특히 수금이 잘 안될 때, 실적이 부족할 때 마음고생이 정말 심하다.
그러에도 불구하고 영업 직무는 꼭 경험해 보길 추천하는 직무다. 회사 비즈니스에 대한 원리는 깨우칠 수 있는 직무이기에 미래의 사업가로서의 꿈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직무라고 생각한다. 회사의 사장님들은 대부분 영업 출신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혹시라도 B2B 영업 직무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기 바란다. 다음 직무는 영업과 때어놓을 수 없는 찰떡궁합 직무인 마케팅에 대해 다뤄보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