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이야기 #2 – 영업의 역할 두 가지, 판매와 수금

지난 글에서 영업이란 무엇이고 어떤 직무인지, 직접 영업과 간접 영업의 차이, 그리고 B2CB2B의 차이를 알아봤다. 이번 글에서는 영업의 역할 두 가지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바로 판매와 수금이다. 일반적으로 영업은 판매, 즉 매출을 일으키는 역할로만 알려져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수금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이 두 가지 역할이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알아보자.


영업의 주 역할은 모름지기 판매다. 매출을 일으키는 거다. 회사의 제품을 팔기 위해 행하는 일련의 행위, 예를들어 제품 소개를 위한 제안서 작업 및 프리젠테이션, 협상, 접대, 계약, 납품, 유지보수 등이 판매 행위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하나씩 간단히 살펴보자. 단, 모든 내용은 B2B 세일즈를 전제로 함을 참고해 주기 바란다.

제품 소개는 말 그대로 제품을 고객에게 소개하는 것이다. B2B 세일즈에서 일반적으로 제품 소개는 프레젠테이션으로 진행된다. 고객의 요청에 따라 영업대표가 제품이 필요한 당위성, 제품의 특징, 제품 도입 시 효과 및 사례를 담은 제안서를 가지고 고객 담당자 앞에서 발표하는 행위가 일반적인 제품 소개다.

제품 소개가 잘 끝나면 협상으로 이어진다. 협상은 말 그대로 고객이 영업대표가 소개한 제품을 구매할 지 말지 결정하고, 구매 조건을 협의하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가격 할인율, 납품 기일, 납품 후 유지보수 조건, 대금 지급 일정 등을 정한다.

B2C 제품은 내가 필요해서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교적 의사 결정이 빠르다. 보통 내가 스스로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B2B 제품은 구매 주체가 개인이 아닌 회사다. 그래서 구매가 이뤄지기 까지의 의사결정 과정이 꽤 길다. 실무진을 거쳐 구매팀 -> 법무팀 -> 경영진까지 통과돼야 비로소 제품 구매 계약서에 날인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B2B 세일즈에서 접대는 흔하다. 접대라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할 것 없다. 고객 관리라고 달리 표현할 수도 있겠으나, 어쨌든 고객에게 여러번 연락해서 현재 내부 의사 결정 상황은 어떤지,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체크하고, 우리 제품을 구매해 달라고 읍소하며 고객에게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며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일련의 행위가 접대, 고객 관리다. 과거 향응을 제공하는 형태의 접대 문화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사라지긴 한 것 같다.

고객 내부의 의사결정이 끝나면, 드디어 영업대표는 계약서를 가지고 고객을 방문, 계약서에 양사의 도장을 찍는 날인을 한다. 예전에는 계약서 한장 한장마다 간인이라고 해서 계약서 중간에 도장을 찍고, 마지막 회사 정보 영역에 한번 더 마무리로 도장을 찍었는데, 요즘에는 전자계약, 전자서명이 활성화되면서 이러한 날인 문화는 많이 사라졌다. 여전히 계약서를 출력해서 날인한다 할 지라도 간인은 거의 사라진 추세다. 어쨌든 계약서에 날인을 하면 1부 씩 양 사가 보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계약서에 날인했으면 영업대표 입장에서는 고객으로부터 발주서를 받고 제품을 납품, 즉 고객에게 가져다 준다. 그리고 이 제품이 계약서에 기재한 내용과 일치하는 지 점검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걸 검수라고 한다. 이 검수까지 끝나야 납품이 마무리 되는 것이다. 이제 판매 과정의 9부 능선을 넘었다.

유지보수는 납품 이후 제품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주는 행위를 뜻한다.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다가 문제가 생겼을 경우, 계약서에 기재된 기간동안 무상 유지보수를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무상 유지보수 기간이 끝나면 별도의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해 매년 일정 비용을 받고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고쳐주는 유지보수 행위를 수행한다. B2C 제품은 제품을 고매한 고객이 스스로 A/S 센터에 가져가서 수리를 받지만, B2B 제품은 고객이 문제가 있다고 제품 판매 기업에 연락하면, 영업 대표가 유지보수 담당 직원과 함께 고객을 방문해 문제를 해결해 주거나, 유지보수 직원만 보내서 대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B2C에서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려면 먼제 결제를 해야 한다. 제조사는 고객이 결제를 해야 비로소 제품을 전달 혹은 배송해 주는 것이다. 즉, B2C 세일즈에서 기업은 제품 판매 대금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B2B 세일즈는 다르다. 제품 판매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수금, 즉 고객으로부터 판매 대금을 받아내는 행위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B2B에서 보통 기업이 제품을 구매할 때 외상으로 구매한다. 먼저 제품을 받고 구매 대금은 나중에 주는 것이다. 이걸 여신 거래라고 한다. 고객의 신용도를 보고 제조사가 제품 판매 대금을 1개월, 2개월 등 일정 기간이 지난 다음에 받는 거래가 여신 거래다. B2B 세일즈에서는 아주 일반적인 거래라고 볼 수 있다.(물론 고객의 규모가 작고 첫 거래인 경우에는 선입금 거래, 돈을 먼저 받고 제품을 주기도 한다.)

이런 여신 거래에서는 매출 채권이라는 것이 발생한다. 제품을 판매한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하고 받을 돈에 대한 권리를 의미하며, 고객 입장에서는 제품 제조 기업에게 줘야할 돈을 의미한다. 제품을 판매한 영업 대표에게 매출 채권은 내가 고객으로 부터 받아야 할, 수금해야 할 돈이 바로 매출 채권이다.

그래서 매출액이라는 것은 일정 기간동안 제품을 판매한 금액이며, 아직 판매 대금을 100% 받지 않은 상태임을 유념해야 한다. 제품 판매 단가가 100원일 때 10개를 팔면 매출은 1,000원이다. 하지만 지금 현재 기업의 법인 통장에 있는 돈은 1,000원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왜? 아직 매출 채권을 다 회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매출 채권은 서로 다른 기한을 지니고 있다. 어떤 채권은 30일, 어떤 채권은 60일, 다른 채권은 더 길 수도 있다. 그래서 기업의 재무제표를 볼 때 매출액만 따져서는 이 기업의 재무 상태가 건전한 지 판단하기 어렵다. 채권 금액과 회수율도 함께 봐야 한다.

매출 채권이 발생하면 영업대표에게 두 번째 임무가 주어진다. 바로 수금, 즉 매출 채권의 대금을 고객으로부터 받아내는 것이다. 아주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30일짜리 매출 채권의 경우 30일이 지나기 전에 대금이 제품을 판매한 기업의 법인 통장에 입금된다. 하지만 31일 째에도 판매 대금이 입금되지 않았다면? 이제 영업 대표가 나서야 할 차례다. 제품을 구매한 기업의 담당자에게 연락하거나 찾아가서 언제까지 판매 대금을 입금해 줄 수 있는지 확인하는 업무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고객으로부터 판매 대금의 입금 날짜, 채권 회수 일자를 확인하면 끝일까? 아니다. 고객은 이미 매출 채권의 대금 지급 기한을 어겼다. 한 번 어기면 두 번, 세 번 어기는 것은 쉽다. 그래서 영업대표는 반드시 고객이 약속한 대급 지급 기한을 지키는 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고객으로부터 판매 대금을 모두 회수하면 그 매출 채권에 대한 수금이 종료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고객이 약속한 대금 지급 기한이 지나도 고객이 입금을 하지 않는 경우다. 이런 상태가 되면 기업은 이 고객을 ‘연체’상태로 인지하고 제품을 더 이상 공급해 주지 않는다. 고객이 연체가 되면 영업대표는 이 고객에게 더 이상 제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즉, 영업대표의 실적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영업대표는 제품 납품처, 고객이 약속한 대금 지급 기한을 잘 지킬 수 있는지, 그들의 재무 상태는 건실한 지 항상 체크하고 있어야 하며, 재무 상태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우선 순위로 자신들의 판매 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고객과의 관계를 잘 쌓아둬야 함은 물론이다. 만약 고객의 상황이 좋지 않다면, 판매 대금의 일시 상환이 아닌 분할 상환을 제안해서라도 끝까지 수금을 해야 하는 것이 영업대표의 책무다.


지금까지 영업의 역할 두 번째, 수금에 대해 알아봤다. 그런데 서두에서 언급했던, 수금 업무가 왜 중요한지는 다루지 않았는데, 이것만 하더라도 내용이 꽤 길기에 다음 글에서 다루고자 한다. 다음 글에서는 영업대표에게 수금 업무가 판매 못지 않게 중요한 이유, 그리고 수금에 문제가 생기면 영업대표 실적, 나아가 제품을 판매한 기업 입장에서 어떤 상황에 봉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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