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생활 이야기 카테고리에서 드디어 직무 이야기를 시작한다. 첫 번째는 영업이다. 영업 직무가 없는 회사는 없다. 왜냐? 영업을 안하면 회사가 굴러갈 수 없기 때문이다. 너무 당연한가? 회사는 돈을 벌어와야 운영될 수 있다. 영업이 벌어온 돈으로 직원들 월급을 주고 회사 운영비를 댄다. 각종 세금은 물론이다. 즉, 영업은 회사의 수입을 책임지는 매우 중요한 직무다. 그럼, 회사에서 영업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직무일까? 하나씩 차근차근 알아보자.
영업(세일즈)은 어떤 일을 할까?
먼저 영업의 정의부터 짚고 넘어가자. 영업은 영리를 목적으로 사업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모든 제반 활동을 통칭해 영업이라고 한다. 말이 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쉽게 이야기하면 회사의 제품을 사람들, 다른 기업들에게 파는 일을 하는 직무가 영업이다. 그래서 보통 회사에서는 이 영업을 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영업대표’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영업도 유형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판매 방식에 따라, 또 하나는 판매 대상에 따라 각각 두 가지 유형으로 영엽을 구분한다. 하나씩 알아보자.
판매 방식에 따라 나뉘는 영업 유형 : 직접 영업 vs 간접 영업
직접 영업(다이렉트 세일즈)
영업은 보통 세일즈(Sales)라고 부른다. 그래서 영업팀을 세일즈 팀이라고도 하는데,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영업은 직접 영업(다이렉트 세일즈)과 간접 영업(인다이렉트 세일즈)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직접 영업은 우리 회사에서 만든 제품을 직접 사람이나 기업, 즉 고객들에게 홍보하고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직접 영업을 하는 영업 대표들은 끊임없이 신규 고객들을 발굴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다.
한 번 우리 회사의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두 번 세 번 구매해 주면 참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판매할 대상, 고객을 발굴해야 한다. 그래서 직접 영업은 늘 많은 고객을 발굴하기 위해 한번 우리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소개’를 부탁한다. 보험 영업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거다. 그만큼 난이도가 높다는 얘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직접 회사에서 제조한 제품을 팔기 때문에 마진, 이익이 높다는 거다. 판매가에서 제조원가, 그리고 홍보비와 같은 판관비(판매관리비)만 빼면 모두 이익이기 때문에 이익률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간접 영업(인다이렉트 세일즈)
반면 간접 영업은 다른 회사에서 만든 제품을 가져다가 고객에게 판매한다. 우리 회사 제품이 아닌 다른 회사에서 만든 제품을 파는 것이기 때문에 직접 영업보다 이익률이 낮다. 제품을 공급해 주는 기업을 보통 벤더(Vendor)라고 부르는데, 벤더에서 제조 원가를 제외하고 적정 마진을 붙여 간접 영업을 하는 1차 협력사에게 제품을 공급하면, 1차 협력사 입장에서는 이게 매입 금액이 된다. 이 매입금액이 이들 입장에서 원가가 되는 것이다. 근데 이게 벤더의 제조원가보다 훨씬 높다. 당연하다. 판매금액이 100원인 제품에서 제조 원가가 30원이라고 하면, 벤더는 70원이 이익이다. 하지만 이 때 벤더가 1차 협력사에게 70원에 넘기면? 벤더의 마진은 40원이고 1차 협력사의 마진은 30원이다. 보통은 벤더가 협력사보다 마진을 더 많이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 그래서 간접 영업을 하는 협력사 입장에서는 벤더에서 매입한 금액이 원가인 셈인데, 여기에 판관비를 또 따져야 한다. 벤더야 협력사에게 제품을 공급하면 끝이지만, 협력사는 이 제품을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판매해야 하니 홍보는 필수다. 따라서 간접 영업을 하는 협력사의 마진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물론 협력사의 영향력이 어마어마하게 크다면 오히려 벤더보다 더 마진을 많이 볼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흔치 않다.
아무튼, 간접 영업을 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제품 당 이익이 많지 않기 때문에, 박리다매 전략, 즉 많이 팔아서 이익을 많이 남기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야 이익률이 적어도 이익 자체를 많이 남길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만약 1차 협력사가 벤더에서 매입한 금액에 자기들 마진을 10%만 붙이고 또 다른 2차 협력사에게 넘길 수도 있다. 이렇게 거쳐가는 채널이 많아 질 때마다 2차, 3차 협력사의 마진은 줄어들게 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채널을 거쳐 갈 때 마다 최종 판매 가격은 올라간다. 이들도 자기들의 마진을 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벤더에게 제품을 공급받아 적정 마진을 붙인 다음 2차, 3차 협력사에게 다시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를 총판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런 총판의 행위는 엄연히 따지면 영업이라기 보다는 유통에 가깝다. 게다가 최종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2차, 3차 협력사들은 자신들도 이익을 봐야 하기 때문에 판매가를 당초 정해진 금액인 100원보다 높여서 판다. 유통 채널이 많아질 수록 최종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금액이 올라가는 이유다.
판매 대상에 따라 나뉘는 영업 유형 : B2C vs B2B
최종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B2C 영업
B2C는 Business to Customer의 약자로, 제품을 판매하는 대상이 일반적인 사람들, 최종 소비자인 영업 유형이다. 우리가 구매하는 각종 생필품부터 전자제품 등 우리가 개인적인 용도로 구매하는 제품들은 모두 B2C에 속한다. 그리고 이렇게 B2C 영역에서 영업을 하는, 제품을 파는 기업들이 우리에게 친숙한 기업들이다.
B2C 영업의 특징은 고객 수가 많다는 것이다. 몇 천원부터 수백 수천 만원을 호가하는 제품들도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B2C는 판매 대상이 엄청나게 넓고 그 수가 많다. 국내에서만 파는 제품이라면 5천만 국민이 잠재 고객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기본적인 전략은 박리다매다. 하나의 제품에서 이익률을 높게 가져가기 보다는 많이 팔아서 이익을 많이 남긴다. 그래서 가격 할인이나 1+1과 같은 끼워팔기 등 소위 프로모션이라고 부르는 홍보 전략의 효과가 바로 바로 나타난다. 제품을 구매할 때 나, 개인의 의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마케팅 직무를 이야기할 때 더 자세히 다뤄보겠다.
기업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B2B 영업
반면 B2B는 Business to Business의 약자로, 최종 소비자가 아닌 기업, 회사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 유형이다. 앞서 언급한 간접 세일즈가 이 B2B에 속한다. 최종 소비자 바로 앞단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는 B2C가 되겠지만 제품을 공급하는 벤더와 그 밑에 있는 총판은 B2B 영업을 한다. 벤더는 총판에게, 총판은 협력사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직접 영업, 다이렉트 세일즈로 B2B 영업을 하는 기업들도 많다. 이들의 최종 판매 대상은 소비자가 아닌 기업이기에, 제품이 판매되는 과정이 B2C보다 오래 걸린다. B2C에서는 제품을 내가 직접 사용하기에 내가 결정해서 구매하면 되지만, B2B에서는 제품을 내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회사에서 회사의 업무를 위해 사용한다. 구매 주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B2B에서는 회사에서 정해진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구매 검토 -> 승인 요청 -> 승인 -> 구매 -> 도입 후 사용) 제조사에서 기업, 고객사에 제품이 판매될 때까지의 시간이 제법 오래 걸린다. 제품을 구매할 때 개인의 의사가 아닌 기업 경영진의 의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B2B 영업에서는 제품을 구매한다기 보다 계약을 체결한다고 표현한다.
여기까지 영업이란 무엇이고 어떤 유형이 있는지 간단히 알아봤다. 영업 중 가장 어려운 영업이 보험 영업, 제약 영업을 꼽는데, 이 두 영업이 직접 영업의 가장 대표적인 영업 분야다. 직접 수 많은 고객을 상대하고, 끊임 없이 새로운 고객을 발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간접 영업은 좀 더 편한 영업으로 느낄 수 있다. 직접 영업보다 상대해야 할 고객의 수가 적고, 신규 고객 발굴 보다는 협력사 관리에 더 치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소위 케바케다. 경우에 따라서는 간접 영업이 직접 영업보다 훨씬 더 어려울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점은 B2C와 B2B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B2C는 제품 홍보와 판매 전략 수립에 집중하면 되지만 B2B는 마치 보험 영업처럼 사람간의 관계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어떤 영업이 더 쉽고 어렵다라고 섣불리 재단하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좀 더 영업 직무에 대해 깊이 들어가 보려고 한다. 아마 대부분의 취업 준비생들이 영업은 제품을 판매하는 역할만 수행한다고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 당연히 제품 판매가 영업의 가장 중요한 책무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임무가 하나 더 있다. 다음 글에서 자세히 다뤄보겠다.
끝!